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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모와 설움을 넘어서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11-08 (일) 14:01 조회 : 20

엄청난 고난과 핍박 속에서 감당할 수 없는 비참한 삶의 어려움을 견디고 살아남았다고 이야기할 때 ‘수모와 설움을 넘어서’라는 말을 씁니다. 요즘 우리 교회에 자녀들로부터 당하는 ‘수모와 설움을 넘어서’ 기도의 자리로 나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아니 지금이 일제 강점기도 아닌데, 우리가 사는 미국이 종교를 탄압하는 공산국가도 아닐 텐데 기도하러 나올 때 무슨 수모와 설움을 넘어서 나와야 하냐고요? 더구나 수모와 설움을 주는 사람은 자녀들이라니 이건 또 무슨 말입니까?

11월 1일부터 ‘다니엘기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대면 모임을 할 수 없기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화상으로 회의를 하는 ‘줌(Zoo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줌(Zoom)’은 영상으로 회의나 세미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이 전 세계를 덮으면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편리한 방법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낯설기만 합니다. 화면이 꺼지기도 하고, 소리가 들렸다가 안 들리기도 합니다. 같이 찬송을 부르면 돌림 노래가 되고, 다른 사람의 소리는 들리는 데 얼굴은 안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자녀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자녀들에게는 너무나 쉬운 것도 부모 세대에게는 어렵게 넘어야 할 큰 산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쉬운 것을 물어본다는 핀잔이 때로는 수모가 되고, 어제 가르쳐 준 것을 그새 잊었냐며 다그치는 짜증이 설움이 되었습니다.

뭐 하나 물어보려면 눈치를 봐야 합니다. 그나마 자녀가 옆에 있으면야 쉽게 물어보겠지만, 이것 물어보자고 멀리 사는 자녀를 부를 수 없어서 기회만 살피는 분도 계십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그나마 손주들과 하는 영상 통화마저 못 하게 될까 봐 기도회에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수모와 설움을 넘어서 60~70여 명의 성도가 매일 저녁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비록 영상으로 만나는 모임이지만, 얼굴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반가운지 알 수 없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나누다 보면 감사와 행복에 젖어 듭니다.

매일 말씀을 전하시는 강사 목사님들의 담백한 말씀은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귀한 말씀들입니다. 맡겨진 사역지에서 충성을 다해 섬기는 성실함으로 빚어낸 정갈한 말씀은 깊은 샘물에서 길어 올린 생수처럼 우리의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말씀을 듣고 함께 통성 기도를 합니다. '주여!'를 크게 외치고 부르짖는 기도가 처음에는 영 어색하더니 한 주일쯤 하다 보니 많이 익숙해진 느낌입니다. 이런 기도회의 모습이 지금은 어색하지만, 앞으로는 피할 수 없는 신앙생활의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매일 저녁 말씀을 전해주시는 목사님과 그 교회를 위해서 중보 기도를 하면서 우리에게 맡겨진 기도의 사명을 게을리했다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그날그날 기도 제목을 놓고 기도하면서 기도의 지경은 넓어집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기도회를 통해서 여러분이 기도하는  자리야말로 앞으로도 계속 기도해야 할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기도회를 계기로 여러분이 기도하시는 그 자리가 삶 속의 기도 처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성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곳에서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응답하셨다는 믿음의 간증을 남기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기도하는 뒷모습을 자녀들에게 남기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녀들이 인생의 어려움을 만났을 때 하나님께 부르짖고 기도하던 어머니 아버지의 뒷모습을 기억하고 그들도 하나님을 부르짖고 기도하면서 삶의 난관을 뚫고 나가는 기도의 신앙을 물려주는 기도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녀들에게 당하는 수모와 설움에 자존심이 상하지만 당당하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수모와 설움을 넘어서 기도회에 참석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먼 훗날 여러분의 자녀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왜 그렇게 익숙하지도 않은 인터넷으로 기도회에 참여하느라 애쓰셨을까를 고민할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여러분이 자녀에게 그토록 남기려고 애썼던 기도의 신앙까지 물려 주게 될 때, '줌(Zoom)'으로 열리는 이번 '다니엘기도회'는 여러분의 신앙까지 물려 주는 '줌 기도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