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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창! 밑지는 장사" (12202015)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5-12-22 (화) 10:26 조회 : 1624

"왕창! 밑지는 장사"

 

‘이거 정말 밑지고 파는 겁니다.’라는 말은 '그저 늙으면 빨리 죽어야지, 오래 살아서 뭘 해!'라는 말, 그리고 처녀가 '시집가기 싫어.'라는 말과 함께 세계 3대 거짓말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세상에서는 아무리 "밑지고 판다."고 해도 다 남는 게 있으니 그 장사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말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밑지는 장사를 교회에서 했습니다. 그것도 '왕창! 밑지는 장사"였습니다. 내놓은 물건의 제 값을 따진다면, 자릿값을 따지고, 수고하고 봉사한 손길들의 인건비만 따져도 애초부터 남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장사였습니다. 그런데 그 밑지는 장사를 기쁨으로 했습니다. 지난 12 12() 아침, 새벽기도회 후에 교회 친교실에서 "여선교회 선교기금마련 러미지 세일(Rummage Sale)"을 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물건 기증받고, 분류해서 보관했다가, 한 주 전부터 물건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주중인데도 많은 분이 나오셔서 도왔습니다. 한 주일 전에는 청년들이 동네마다 포스터를 붙이러 다녔습니다. 행사 전날까지 교회 주변에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교회 입구에서 지나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며 교회 행사를 알렸습니다. 러미지 세일을 하는 친교실이 물건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제 문만 열면 손님들이 구름떼같이 몰려들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바람도 심하게 불었습니다. 바깥에서 보이는 것도 아니고 교회 안쪽까지 들어와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오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한두 사람씩 꾸준히 찾아주었습니다. 그냥 구경삼아 들리신 분도 계셨지만 두 손 가득 물건을 안고 나가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오후가 되었고 러미지 세일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팔아야 할 물건이 쌓여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 남은 것을 치우는 것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세상적인 계산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밑지는 장사를 했는데 그렇게 손해 본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싸게 팔아도 이 장사가 밑질 수 없는 까닭이 있습니다.

 

첫째, 물건이 아니라 사랑을 팔았기 때문입니다. 아끼던 물건을 가지고 와서 깨끗하게 진열하여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는 이 행사를 통해 우리 교우들의 사랑이 전해졌습니다. 후한 인심으로 값을 따지지 않고 안겨 주려는 마음에는 이웃을 섬기는 사랑이 담겨 있었기에 이 장사는 아무리 싸게 팔아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습니다.

 

 둘째, 우리는 이 행사를 통해서 여선교회를 비롯한 교우들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았기에 충분히 남는 장사를 한 것입니다. 물건을 모으고, 전단을 만들어 붙이고, 진열하고, 값을 매기고 정리하기 위해 청년부터 어른까지 여러 교우가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교회가 하나 되는 모습을 배웠고, 이것이 교회가 나아갈 방향이기에 이 장사는 충분히 남는 장사였습니다.

 

셋째, 이 행사를 통해봉사의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봉사하시는 교우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좋은 물건 고르면 서로서로 사주면서 너무도 행복하게 기쁨으로 섬기시는 모습에서봉사의 기쁨이 넘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이 장사는 결코 밑질 수 없는 장사였습니다. 이 행사를 위해 수고하신 여선교회 회원들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신앙생활이나 인생살이 대부분이 '밑지는 장사'입니다.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만 봐도 인건비 따지고 효율을 따지다 보면 그것만큼 밑지는 장사가 없습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사람을 키우고 돌보고 나누며 사는 것만 봐도 그렇게 밑지는 장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최저 임금만 주고도 할 수 있는 일들을 고액연봉자가 한다면 세상에서는 그것을'밑지는 장사'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일을 하면서 스스로 '밑지는 장사'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 안에 담긴 사랑, 기쁨, 사명의 가치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밑지는 장사'의 원조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랑하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세상에 그만큼 '밑지는 장사'가 또 어디 있습니까? 사랑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밑지는 장사'를 위해 주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성탄주일입니다. '밑지는 장사'하러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우리도 세상에서 '밑지는 장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날입니다. 성탄의 기쁨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