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426건, 최근 2 건
   

전교인 정오 기도회 (6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6-29 (월) 22:34 조회 : 21
“문을 열려면 여기에 손을 대세요”
<전교인 정오 기도회-67>  
2020. 6. 29. (월)

* 찬송가 85장(통 85장) “구주를 생각만 해도”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눅 11:9)

저는 90년대 초 하와이에 유학생으로 와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등하교시 버스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학교 주차장의 주차비는 비쌌고, 주차 공간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더구나 학교 주차장에서 공부하는 교실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가 걸리던 것에 비하면 버스는 너무도 값싸고 편리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무척이나 더웠던 어느 주말 오후, 버스를 타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버스 안에는 저를 포함해서 서너 명만 타고 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내릴 때가 되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버스에서 어떻게 내리는지를 몰랐습니다. 

그동안은 사람들이 많이 타고 내리기에 사람들을 따라서 내리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그 정류장에 내리는 사람이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내려야 하는 정거장이 다가올수록 마음속으로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내려야 하나 고민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버스 유리창 위에 줄이 하나 걸려 있었습니다. 이 줄을 당기면 다음 정류장에 내려달라는 표시라고 쓰여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도 벨을 누르거나 줄을 당겨 다음 정류장에 내린다는 표시를 하면 운전기사가 뒷문을 열어주었기에 하와이에서도 당연히 그렇게 하는 줄로 알고 줄을 당겼습니다.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줄을 당겼더니 다음 정류장에 버스가 선다는 표시등이 들어왔습니다. 아무런 의심 없이 뒷문 쪽으로 가서 섰습니다. 이제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고 운전기사가 뒷문을 열어주면 저는 내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버스가 정류장에 서고 저는 내릴 준비를 했는데 운전기사가 문을 안 열어주었습니다. 그때 운전기사의 눈과 제 눈이 룸미러를 통해 마주쳤습니다. 제가 미소를 살짝 날렸습니다. 운전기사도 저를 보고 씩 웃더니 문은 열어주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그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은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인종차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겉은 웃고 있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다음 정거장에 내리기 위해서 다시 줄을 당겼습니다. 텅 빈 버스 안에 홀로 서서 한 정거장을  더 가는 것도 어색했지만 이번에도 운전기사가 문을 안 열어주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버스가 다음 정거장에 미끄러져 들어갔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운전기사는 뒷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화가 났지만, 다시 눈이 마주쳤을 때 저는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내려달라는 말도, 뒷문을 열어달라는 말도 영어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 정거장을 지나서 이번에는 줄을 당겨 내리겠다는 표시를 하고 앞문 쪽으로 가서 섰습니다. 그제야 운전기사는 앞문을 열어 주었고, 저는 두 정거장을 지나쳐 겨우 내릴 수 있었습니다. 하와이의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두 정거장을 걸어오는데 속이 부글거렸습니다. 

다음 날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아침 시간이라 버스에는 학생들로 가득했습니다. 학교로 가는 내내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내릴 때마다 유리창 위에 있는 줄을 당겨 내리겠다는 표시를 한 후, 버스가 정거장에 서면 뒷문이 열리고 자연스럽게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나 살폈지만 제가 잘못한 것은 없었습니다. 드디어 제가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앞사람을 따라 내리는데 지금까지 눈에 보이지 않던 글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버스 뒷문 가느다랗고 긴 손잡이에 이런 글씨가 붙어 있었습니다. “Touch here to open door, 문을 열려면 여기에 손을 대세요”

하와이 버스의 뒷문은 운전기사가 열어주는 문이 아니라 승객이 밀어야 열리는 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냥 내린 것 같았지만 사실은 그냥 내린 게 아니었습니다. 맨 앞에서 내리는 사람이 버스 뒷문에 붙은 손잡이를 밀어 문을 열고 내린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아무리 내리겠다고 줄을 당기고, 문 앞에 서 있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애꿎은 버스 운전기사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원망하면서 두 정거장을 씩씩거리면서 걸었습니다. 

문 앞에 서 있기만 해서는 열리지 않는 문은 하와이의 버스 뒷문만이 아닙니다. 우리 인생의 모든 문은 그냥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그저 긍정적 사고방식이 가져다주는 눈앞의 성공과 쟁취를 고취하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기 위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위해서, 또 주님이 맡기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교훈하는 말씀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 사명으로 인도하는 문이 여러분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 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오직 하나입니다. 바로 손을 대는 것입니다. 그 손을 대기만 하면 그 문이 열릴 것입니다. 

은혜로 인도하는 고난이라는 문에 손을 대는 사람이야말로 고난 속에서 빛나는 믿음의 주인공입니다. 바로 지금 이 시각 손을 내밀어 여러분 앞에 놓인 은혜의 문을 여시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은혜의 세계로 들어가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기도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신 하나님!
우리를 은혜의 세상으로 인도하시는 선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난의 끝없는 터널을 지나는 저희의 영혼을 지켜주시고, 주님의 위로와 은혜가 임하게 하옵소서. 
변함없는 믿음의 손을 내밀어 고난 너머에 있는 은혜의 문을 열게 하시고,
참된 기도의 손을 내밀어 외로움 너머에 있는 소망의 문을 열게 하옵소서.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기도하는 이들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주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이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옵소서. 
흔들리는 삶의 형편 속에서 믿음과 사랑의 뿌리를 더욱 깊이 내리는 저희가 되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라며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우리 앞에 놓인 은혜의 문을 열 수 있는 믿음과 용기를 달라고 
- 지친 영혼과 마음, 육신을 위로하시고, 하나님이 주시는 격려로 일어서도록 
- 각자에게 맡기신 사업, 가정, 자녀, 신앙, 인생을 지키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기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게 해 달라고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