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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130)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9-12 (토) 20:49 조회 : 27
“찬송 잘 들었소!”
<전교인 정오 기도회-130>  
2020. 9. 10. (목)

* 찬송가 310장(통 410) “아 하나님의 은혜로”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 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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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하와이에서 유학 생활하던 저에게는 큰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진로를 정하고 미국 유학까지 왔는데, 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너무도 분명했습니다. 그 부르심을 더는 미룰 수 없어 고민할 때였습니다. 

목사의 길이 쉽지 않음을 어렴풋이나마 알았기에 요나가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듣지 않고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탔던 것처럼 저는 하와이로 도망쳤습니다. 요나가 큰 풍랑을 만나 바닷속에 던져졌던 것처럼, 저도 순종과 불순종의 사이에서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하와이라는 작은 섬에 던져졌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결국, 물고기 배 속에서 사흘간 머물며 순종할 수밖에 없었던 요나처럼 저도 하와이 생활 3년 만에 하나님께 항복하고 맡기신 길을 걷겠다고 항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방에 문제가 가득했습니다. 신학교에 가겠다고 어머님을 설득시켜야 하는 것도 문제였고, 신학교에 입학하는 것도 문제였고, 신학교에 가서 학비며 생활비 대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갈급한 심령으로 제가 다니던 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저녁 예배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라도 제 손을 잡아달라고, 아니 스쳐 지나가는 바람을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분명하신 뜻을 저에게 좀 알려 달라고 기도할 때였습니다. 

예배 중에 찬양을 부르는데 마음이 뜨거웠습니다.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데없는 자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 찬양 가사가 저를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내가 믿고 또 의지함은 내 모든 형편 아시는 주님 늘 돌보아 주실 것을 나는 확실히 아네” 회중석에 앉아 혼자 감격해서 찬양을 불렀습니다. 

그렇게 예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바로 앞자리에 계신 분이 저를 돌아보면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의 그분은 제 손을 덥석 잡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찬송 잘 들었소!”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제가 누구 들으라고 찬송한 것도 아닌데, 무슨 찬송을 잘 들었다는 말입니까?' 저는 그저 제 앞날이 막막해서 하나님께 하소연하듯 부른 찬송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내민 그분의 손길은 마치 하나님의 손길 같았습니다. 그 손을 내민 분이 바로 박대희 목사님이셨습니다. 당시 박 목사님은 하와이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와 LA연합감리교회에서 사역을 마치시고 은퇴하신 후 콜로라도 덴버의 그리스도 중앙연합감리교회를 개척해서 자리가 잡히자 후임자를 세우고 하와이로 다시 돌아오셔서 생활하실 때였습니다. 

박대희 목사님의 손길이 저를 목회자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클레어몬트에 입학하는 데 도움을 주셨고, 장학금을 받는 데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LA에 들르실 때마다 밥도 사 주시고 책값이라며 용돈도 주셨습니다. 

그 격려에 힘입어 목사가 되어 10여 년 만에 다시 하와이에서 사역하게 되어 박대희 목사님을 곁에서 뵐 수 있었습니다. 박 목사님은 여전히 큰 나무처럼 많은 이들에게 품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계셨습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박 목사님의 건강도 많이 나빠지셨습니다. 나날이 약해지시는 모습에 걱정이 쌓일 때쯤 박 목사님은 친척이 많이 계신 LA로 이주하셨습니다. 누가 알았겠습니까? 제가 LA연합감리교회에 부임해서 박 목사님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게 될 줄을..... 놀라우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하며 2년 반을 박 목사님과 같이 보냈습니다. 

한 주 한 주 쇠약해지시는 목사님을 더는 교회에서 뵐 수 없었습니다. 때로는 집으로, 때로는 병원으로 찾아뵈었지만 제가 받은 사랑과 은혜를 갚기에는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박 목사님을 뵐 때마다 같은 말을 여러 번 해야 했습니다. 

"목사님 때문에 제가 신학교에 가서 목사고 되었고, 목사님이 목회하셨던 로벗슨 교회 담임목사가 되었어요." 그때마다 목사님은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목사님 감사해요. 목사님 최고!"라고 제가 엄지손가락을 높이 올리면, 박 목사님은 "Thank you!"라는 말로 화답하셨습니다. 

박 목사님은 3년 전에 93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박 목사님을 천국으로 보내드리는 자리에는 박 목사님으로부터 사랑의 빚을 진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저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박 목사님의 사랑 나눔은 돌아가신 후에도 사모님을 통해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의 손을 잡아 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장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준 친구, 모든 사람이 나를 믿지 못할 때 나를 믿어 주는 가족, 모두가 내 곁을 떠날 때 끝까지 남아 나와 함께 해 준 사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의 손을 잡아 주시는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손을 잡아 준 이들과 지금도 우리의 손을 잡고 있는 이들에게는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손을 붙드시는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도 누군가의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기도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는 하나님.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부여잡고 살았는지 모릅니다. 어려울 때 건져 준 손길, 외로울 때 맞잡아 준 손길, 지쳤을 때 일으켜 세워 준 손길도 있었습니다. 
그 손길을 돌아보며 감사하게 하옵소서. 
오늘도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시고, 주님의 손을 잡고 세상의 두려움을 이기게 하옵소서. 
우리 주위에 어려움 당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일으켜 세우는 저희의 손길이 되게 하옵소서. 맞잡은 손마다 용기와 소망이 생겨나게 하옵소서. 
늘 우리와 동행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나의 손을 잡아 준 이들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하루가 되게 해 달라고 
- 주님의 손을 붙잡고 주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갈 수 있는 순종의 마음을 달라고 
- 다른 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는 인생이 되게 해 달라고 
잃어버린 일상이 회복되게 하시고, 감사와 은혜가 넘치게 해 달라고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