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은 아주 독특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을 중심으로 하고 신앙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사랑 체험, 그의 영 곧 성령 체험, 성경을 읽다가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려오는 체험, 또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체험하는 것 등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체험들입니다. 체험 없이는 신앙이 생기질 않습니다. 이 체험을 통해서 내가 하나님의 자녀, 동시에 주님의 제자라는 확신과 더불어 신앙인의 정체성이 확립되지요. ‘
하나님의 자녀’와 ‘주님의 제자’라는 두 축에서 그 어느 한쪽도 등한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 기독교 교계에서는 하나님의 영과 사랑을 강조한 끝에 하나님의 자녀 되는 것은 반겨하지만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주님의 제자 되는 데는 사양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흔히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열정은 가지고 있으나 신앙의 기본이 되는 전통적인 신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들에게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그 신앙의 실체가 뭡니까?” 하고 물으면 대답을 못하고 어물어물 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내가 진정 기독교인이라면 지금 내가 믿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나의 믿음의 대상을 직접 체험하지 못했거나 그것을 생활화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요즘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다시 시작하라”는 말을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적용됩니다. 기본이 없는 믿음은 흔들립니다.
기독교 신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사도신경을 새롭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문자 그대로 초대교회 사도들의 믿음을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오늘날까지도 모든 기독교인들이 변함없이 사도신경을 그들의 신앙의 핵심 내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매주 예배 때 외우고 마는 것 정도로 여긴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신경은 흡사 박물관에 모셔 놓은 골동품처럼 보배로운 것이면서도 우리와 친숙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도신경이 기독교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반드시 알아야 하며, 그런 바탕 위에 서지 않고는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사도신경의 신경(信經)이란 성경(聖經)에 버금갈 만큼 정경적인(canonical) 의미가 주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서 인생을 하나의 여행이라고 할 때 그 여행을 위한 지도가 필요한데 그것이 성경입니다. 이 지도는 너무나 상세해서 그 어떤 인생길도 다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하다 보면 이따금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요약된 지도가 필요한데 바로 그 지도가 사도신경입니다.
사도신경은 다이아몬드처럼 변함없이 우리 앞에서 빛나고 있음으로써 그것이 과연 위대한 신앙고백이며 영원불변하는 우리 신앙의 기본 지침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