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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칼럼

제목: 07-11-2010 작은 저울질

작성자: 사무실
Updated on 02/06/2012

작은 저울질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한 번은 송년 잔치를 아주 큰 집을 가지고 계시는 권사님의 집에서 모인 적이 있었습니다. 웬만한 음악당을 방불케 하는 멋진 지하실이 집 밑에 비밀벙커처럼 숨겨져 있었습니다. 거대한 스크린과 쨍쨍 울리는 최신식 가라오케 시설, 그리고 여기 저기서 쏟아지는 조명 빛은 차례대로 나와서 마이크를 붙잡고 열창하는 사람들을 금시대 최고의 인기가수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나와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교회에서 매가리 하나 없이 의무적으로 찬송을 부르던 그 사람들이 아닙니다. 스크린 앞에서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으려고 몸부림치면서 소리를 짜냅니다. 그리고, 잠시 후 기계가 95점의 점수를 주면서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 줍니다. 관절염 때문에 항상 기도를 부탁하던 그 분이 어디서 그런 점프력을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아서 펄쩍 펄쩍 뛰면서 환호합니다. 그리고 한 번 더 다른 곡을 선정해 재도전합니다. 아마, 교회에서 “준비 찬송가 한 곡 더 부르시겠습니다!”하면, 마치 혀 깨문 사람처럼 얼굴을 찡그렸을텐데, 갑자기 노래가 그렇게 좋은가 봅니다.

 

이제 거의 한 달 동안 지구촌의 사람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던 월드컵이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리려고 합니다. 아쉽게 16강에서 떨어지기는 했지만, 한국선수들의 선전도 감동적이었습니다. ,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교회 성도님들의 모습도 참 뜨거웠습니다. 설교를 들을 때의 모습과는 180로 다릅니다. 또롱 또롱한 눈망울로 “슛! ! 슈웃!”을 외치며, 선수들이 공격을 할 때마다 자리에서 궁둥이를 들썩 들썩거립니다. 옆에서 뭐라고 말을 걸어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미 “축구 무아지경”에 몰입한 상태입니다. 종교적인 용어로는 “신접한 상태” 입니다. 조금 전, 설교시간에 침까지 흘려가며 명상(?)하던 모습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예배를 월드컵 중계를 보듯이 드리고, 찬송을 노래방 수준으로 부른다면 얼마나 감동이 있는 예배를 드리게 될까요! 신앙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동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어쩔 수 없는 이중성(二重性)이겠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둘을 놓고 저울질을 한다면, “신앙의 영역이 우선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은월드컵 결승전이 있는 날입니다. 공교롭게도, 주일 낮 예배와 중계방송 시간이 똑같습니다. TV 앞에서 “월드컵 찬양”을 하던지, 아니면 예배당에서하나님 찬양을 하던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이 있는 곳에 몸도 있습니다. 우리 신앙의 현주소를 눈으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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