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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칼럼

제목: 08-01-2010 모래시계

작성자: 사무실
Updated on 02/06/2012

모래시계


저는 모래시계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색다른 모래시계를 보면 사서 모으는 취미가 있습니다. 모래시계는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시간”, 그리고 “미래의 남은 시간”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생시계”입니다. 역삼각형 원추 유리병 속에 담겨 있는 모래는 “현재의 시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 밑에 있는 또 다른 원추 삼각형 프라스크는 지나간 시간들을 보여주는 과거의 무덤입니다. 위에 있는 모래가 아래로 다 떨어지면 인생이 막을 내리는 것입니다. 현재와 과거가 맞닿는 작은 유리관을 통해 모래알 같은 작은 시간들이 시나브로 빠져나갑니다.

 

마치 우리가 시간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줄어드는 모래 알갱이는 아주 엄중하게 “너의 남은 시간들을 계수 하면서 살라”고 훈계하는 것 같습니다. 모래알이 빠져나가면서 점점 커지는 공간은 곧이어 도래하게 될 미래가 꿈틀거리는 것과 같습니다. 모래가 한 알이라도 더 남았을 때, 좀 더 최선을 다해서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시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바늘로 시간을 알려주는 “아날로그 방식”이요, 다른 하나는 숫자로 시간을 알려주는 “디지털 방식”입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든, 모든 시계의 공통점은 항상 “현재”의 시간 만을 알려준다는 사실입니다. 일반시계는 항상 현재 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얼마의 시간을 소모했는지?”,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는지?”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는 입을 닫습니다. 쉬지 않고 같은 한 방향으로 맴도는 시계는 우리들에게 “내일도 어김없이 똑같은 시간이 주어질 것이라”는 착각을 부여해 줍니다. 그래서 시간 속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은 아무 생각 없이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살아갑니다. 내일도 똑같은 시간이 엄습할 것이라는 운명적인 기대 속에서 무가치하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소비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래시계를 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절대로 인생을 함부로 살지 않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과거의 시간들을 반성하고, 미래의 남은 시간들을 보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며칠 전 “로스엔젤레스”에 살고 있는 후배가 병원을 개업했습니다. 십자가를 선물할까?, 액자를 사줄까? 깊이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모래시계를 사주었습니다. 모래시계를 선물하는 제 마음을 “돈 독이 잔뜩 오른” 그 놈이 알 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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